| 민담은 인간 정신이 어떻게 작동하고,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전체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해주기에 정신역동을 설명하고 테라피의 주요 도구가 되어 왔다. 민담의 주인공들은 대단히 특이하다. 극단적이고 도덕적으로 기괴하기까지 한데, 심리학적 용어로 이상심리의 패턴들을 드러내고 있다. 칼 융은 이상심리를 판타지 질병 (fantasy-illness)이라 했다. 증상은 인간 내면에서 자생적으로 창조하는 질병, 무질서, 비정상, 고통이라는 것이다. 익숙한 병리나 의학적인 관점에서 증상은 뭔가 잘못된 것이고. 없애야 하는 것으로 접근하지만, 원형심리학자 제임스 힐만은 ‘증상이 상징이다’라고 주창한다. 정신이 내면에서 창조해낸 판타지 이미지인 증상을 존중하고 증상 안에 들어 있는 영혼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자는 것이다. 시적이고 신화적인 관점 (mythopoetic)으로 민담 인물들에 접근하여 이상심리를 탐색하려 한다.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범주화하는 환원주의가 아니라, 정신이 창조한 판타지 이미지를 존중하여 병리나 증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심화하려는 것이다. 탐색의 목표를 증상의 억압이나 분류가 아니라 내면화와 통합에 두어 증상과 영혼이 분리되지 않는 심리학을 시도하고자 한다. |